노벨문학상, 한강 품에 안겼다
“한강의 글은 매혹적으로 부드럽지만, 형언할 수 없는 잔혹함과 회복될 수 없는 상실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10일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2024 노벨상 시상식’이 진행된 가운데,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문학가 반열에 올랐다. 이날 한강 작가는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았다. 시상에 앞서 한강을 소개하기 위해 무대에 선 엘렌 맛손 노벨문학상 심사위원은 “한강의 세계에서 사람들은 상처받고, 쉽게 깨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고 설명했다. 5분가량의 연설이 끝난 이후 맛손 위원은 “친애하는 한강”이라 칭하며 “국왕 폐하로부터 상을 받기 위해 나와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강 작가는 긴 검정 드레스를 입고 시상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여성 수상자는 이브닝드레스, 남성은 연미복만을 허용하는 노벨위원회의 시상식 드레스 코드에 따른 것이다. 한강 작가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무대 가운데로 향했고, 장내 참석자들은 모두 기립했다. 이후 한강 작가가 환한 미소를 띠고 메달과 증서를 받아 들었고, 국왕과 악수하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한강이 받은 메달 앞면에는 알프레드 노벨의 얼굴이, 뒷면에는 한강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문학상 증서에는 ‘스웨덴 한림원(SVENSKA AKADEMIEN)’과 알프레드 노벨의 이름 아래 한강의 영문 이름이 금색으로 새겨졌다. 수상자의 상금은 1100만 크로나(약 100만2400달러)다. 한강은 이날 시상식에서 유일한 여성 수상자였으며, 역대 121번째이자 여성으로는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2000년 평화상을 받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이며,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1901년 이 상이 처음 수여된 이래로 123년 만의 일이다. 노벨상을 상징하는 ‘블루 카펫’을 밟은 한국인도 한강 작가가 최초다. 평화상 시상식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오슬로에서 상을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물리학상, 생리의학상, 화학상 수상자들을 포함해 1500여명이 참석했다. 〉〉 관계기사 8면 관련기사 [단독] 노벨문학상 심사위원장 "한강이 이념적? 문학성으로만 선택"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노벨문학상 한강 노벨문학상 심사위원 노벨상 시상식 한강 작가